안전문화는 구성개념의 범주에 속한다. 구성개념은 어떤 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사람들이 만들어낸 개념으로, 직접 보거나 만져볼 수 없는 특징을 가진다. 예를 들어 음식 '사과'와 용서를 구하는 '사과'를 비교해보면, 전자의 경우 직접 보거나 만질 수 있고 무엇인지 바로 이해할 수 있지만, 후자의 경우는 정확히 정의하기도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 안전문화 또한 분명히 존재하고 중요하지만 직접 관찰할 수 없기에 쉽게 설명이 어려운 구성개념이다. 그래서 사람마다 정의하는 바가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아주 간단하게 안전문화를 정의하자면 "안전과 관련된 조직문화"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조직문화가 무엇인지 살펴보자면 이 역시 간단하고 직관적으로 "일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직 A에서는 일처리 도중 실수로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위에 보고하는 것을 당연시한다. 반면 다른 B조직에서는 당사자들이 조용히 문제를 해결하고 덮어버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처럼 조직마다 가지고 있는 일처리 방식을 조직문화라 할 수 있다.
유명한 조직심리학자인 스케인은 조직문화에 대해 "조직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당연한 기본가정"이라 정의한다. 조직문화는 한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조직구성원들이 함께 당연하다고 믿는 것들이라는 뜻이다. 앞서 들었던 예시를 이어가, A조직에서는 과거에 실수를 발견하여 보고한 덕분에 회사 시스템상 중요한 결함을 발견하였고, 그것이 다른 더 큰 피해를 막는 전화위복이 된 경험이 있다. 이 조직의 구성원들은 실수를 통해 배울점이 있다는 기본 가정을 가지게 된 것이다. 한편 B조직에서는 한 직원이 실수를 위에 보고했다가 크게 문책당하고 퇴출당한 사례가 있어 실수는 조용히 처리하는 것이 좋다는 기본 가정을 가지게 되었다. 이처럼 구성원들이 가지는 기본 가정이 해당 조직이 일하는 방식을 결정짓는 조직문화이다. 조직문화는 예시처럼 과거 경험에 따라 결정되기도 하고, 조직 경영진의 경영철학에 따라 결정되기도 한다. 조직문화가 어떻게 생겨났든 간에, 기본 가정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구성원들에게 전달되어 그 조직 내에서 일하는 방식으로 자리잡는다. 기본가정은 조직의 다양한 측면에 반영되어 나타나므로 우리는 이런식으로 드러나는 특성을 보고 조직문화를 파악할 수 있다.
스케인은 이러한 조직문화의 특성을 빙산에 비유하여 3개의 층으로 구분하였다. 가장 아래층에는 "기본가정"이 위치한다. 조직구성원들도 의식하지 못하고 쉽게 관찰할 수도 없지만 조직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가운데층은 조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위치한다. 가치는 기본가정을 기반으로 동시에 조직시스템과 구성원들의 말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핵심가치나 사훈 등으로 정해진 조직의 가치를 쉽게 접할 수 있있다. 그러나 밖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조직에서 실제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도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윗층은 빙산에서 수면위로 드러나 있는 관찰 가능한 층으로 "인공물"이 위치한다. 여기에는 인사제도와 같은 조직의 제도 및 규정, 조직도, 회사 위치 및 구조 등 물리적 특성, 상징과 의례의식, 구성원들의 행동패턴 등 무수히 다양한 요소가 포함된다. 이러한 조직의 다양한 특징은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니라 그 조직의 기본가정과 가치가 반영된 것으로 조직문화의 한 측면이라 볼 수 있다.
앞서 안전문화를 이러한 다양한 조직문화 중 안전과 관련된 조직문화라 정의하였다. 조직문화의 정의를 덧입혀 적용하면 안전문화란 "조직구성원들이 안전에 관하여 공유하고 있는 기본가정"이라 할 수 있다.
경쟁가치 이론을 이용하면 조직에서 안전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복잡한 문제인가를 알 수 있다. 조직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할 다양한 가치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때로는 서로 경쟁적인 관계를 가진다는 것이다. 조직에서 다루어야 하는 대부분의 모든 문제가 그러하듯 안전도 안전만을 따로 떼어내 생각할 수는 없다. 안전 뿐만 아니라 비용, 이윤, 품질, 고객만족 등 수많은 고려해야 할 주요가치들이 있다. 이들은 때로는 의도치 않게 경쟁적 관계가 되어 하나의 가치를 중시한다는 것이 다른 가치를 덜 중요시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조직의 안전문화를 이해하거나 향상시키기 위하여는 반드시 조직의 전반적인 문화와 시스템의 관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또한 조직의 전반적 문화는 조직구성원들이 안전문화 향상을 위한 조직의 노력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도 영향을 미친다. 구성원의 복지를 중요시 여기는 조직문화에서 안전문화 향상 활동은 실제로 안전을 중요 가치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을 지각되지만, 그렇지 않은 조직에서는 같은 활동도 구성원들의 부담만 주는 귀찮은 활동으로 지각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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